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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좋은 추억

지금 나를 싫어하는
혹은 싫어할지도 모를 후배들이
나에 대한 기억이 좋아지길…


노래 못 부르는 사람에게 노래방이 고역이듯, 글 못쓰는 사람에게 원고를 청탁하는 것도 고문이라고 생각한다.
글 쓰는 것을 매우 싫어해서 초등학교 때 그림일기도 잘 안 쓰고 방학 숙제인 일기쓰기도 며칠 몰아서 썼던 사람에게는 더 더욱 힘든 일이라 하겠다.

방사선학을 전공하면서 교수님들 모시고 생활해 온 지도 3년이 흘러 병원에서 나가야 할 시간이 오고 있다.
과 특성상 환자보다는 학생들을 상대하는 일이 많기에 학생들과의 관계가 생활하는데 중요할 수 있다.

사람들을 상대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인턴 때 보다는 1년차가 힘들고 2년차가 더 힘들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잘 해 주고 싶은 학년이 있는가 하면, 괜히 조금만 잘못해도 많이 혼내는 학년이 있다.

작용-반작용 법칙은 항상 적용되는 것이라 학생들에게 싫은 소리 한 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그런 소리 듣는 학생들은 더 싫을 것이지만. 몇 년 전에 겪었던 병원생활을 요즘 돌이켜 보면 나도 썩 좋은 학생은 아닌 것 같다.
싫은 소리하는 선생님에게는 잘 안 가려고 하고 싸인 잘 해주는 선생님에게만 가려고 하고. 이런 저런 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안주는 싫은 선생님들이 된다.

그 때는 스트레스 받는 일이 환자 보는 것보다는 선생님들과의 트러블이 더 많았고 얄미운 동기들로 인한 것들이 많았으므로. 그런 선생님들이나 동기들이 그 때는 얼마나 얄밉던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할 필요 없었던 일도 그 때는 왜 그렇게 민감했는지 간혹 궁금할 때가 있다. 뇌는 나쁜 기억은 빨리 잊고 좋은 기억은 오랫동안 남겨 놓는다고 한다.

오래된 사진들을 보면 그 때의 주로 좋은 추억들만 생각나는 것같이. 지금 나를 싫어하는 혹은 싫어할지도 모를 후배들이 나에 대한 기억이 좋아지길 바라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이 아닐까? 지금부터라도 좋은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


김규태

.현)경희치대 구강악안면방사선과 레지던트

- 치의신보/릴레이수필, 2004.02.05 -

작성자김규태

작성일2004.02.18

하대주

| 200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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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치과의사 되는데
천재들이 들입다 모여
뭘 어쩌겠다는 건데…


psn40g는 내 ID 네임이다.
부산에 사는 40대 중반을 넘긴 중늙은이란 뜻인데 요즘식으로 말하면 475세대이다.
태어날때부터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난 우리세대는 국민학교를 란도셀을 메고 급식빵을 배급받아 먹으면서 다녔고 중·고등학교를 바리깡으로 빡빡 밀은 머리를 챙접고 구두약 바른 모자를 쓰고 나팔바지에 통기타를 치며 헷세의 시 한구절을 외우면서 다닌 세대다.

그 때는 비틀즈가 있었고 아침이슬의 김민기도 있었고 국민교육헌장 제일 마지막에 등장하는 대통령 박정희도 있었다. 칼라풀하고 역동적이진 않지만 그 시절에는 친구들과의 우정이 있고 세대간의 위계가 있고 사회적인 도덕관념이 있고 뚜렷한 국가관도 있은 시절이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노력여하에 따라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이 있었다(그때는 개천에서 용 많이 났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가?
우정보다는 경쟁이 우선이고 위계보다는 윗세대를 말이 통하지 않는 수구꼴통으로 매도하고 공중도덕이라고는 눈씻고 찾아 볼 수가 없으며 병역기피를 무슨 양심선언으로 미화하는 그런 세상이 되지 않았는가?

정권을 잡으면 선정을 베풀겠다는 대나무골 영감들은 차로 떼기를 치질 않나….
세상이 변해야 한다며 개혁이라는 말이 자기들의 전유물인양 해와달 카페에서 장수한다는 샘물 마셔가며 세상을 뒤엎자고 종주먹을 지르던 젊은 애들은 큰 집에서 옹기종기 모여 반상회 할 처지가 아닌가! 세상에 내린 비를 모두 맞겠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어차피 자기 머리 위에 떨어진 비 만큼만 맞는게 세상이치 인 줄 왜 모를까? 개혁도 좋고 진보도 좋지만 그것이 절대 선(善)이라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무리수를 두면 그것은 국민을 두 번 죽이는 우(偶)를 범하게 된다.

어차피 나야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이루기 전에는 변하지도 죽지도 않을 테니까...

2005년도 대입요강이 발표됐는데 자식놈이 고3이라 어떻게 되는건가 궁금해서 살펴보는데 이건 난해하기가 무슨 간첩 암호문도 아니고 무슨 소릴 하는건지 종 잡을수가 있나, 신문에 난 깨알같은 글씨를 들여다 보다 화가 치밀어 신문을 내동댕이 치다가 갑자기 웃음이 스물스물 배여나와 히죽대니까 마누라가 실성했냐며 핀잔을 준다. 도대체 누가 요런 요강을 만들었는지 진짜 용타.
정말 머리 좋다. 그 양반들은 얼마나 머리를 굴렸을까 이런 생각에 방귀까지 뿡뿡 거리며 실실대니 마누라도 그건 맞다며 맞장구다.

올해가 7차 교육과정(무슨 교육에 차수가 붙는다는 것도 금시초문이다. 우리때는 몇 차 였나?)이 적용되는 첫해라고 하는데 벌써 8차 교육과정이 거론 된다고 하니 그 양반들 또 한번 머리 굴린다고 뚜껑 열리겠구만... 7차든 8차든 이제는 아버지의 재력과 우수한 과외선생을 섭외하는 엄마의 정보력과 아이의 자질 3박자가 맞아야 소위 SKY대학 문턱이라도 갈 수 있다는게 불문율이다.

그나마 의치대는 재수·삼수가 기본이라니 무슨놈의 의사·치과의사 되는데 천재들이 들입다 모여서 뭘 어쩌겠다는 건데. 틀니에 삼각함수가 들어가나. 발치에 미·적분이 들어가나. 솔직히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든게 서울공대·한양공대 아닌가!! 로또만 되면 내일이라도 나는 그만둔다(진짜다).
그나저나 저놈이 대학은 들어갈 수나 있을려나….

하대주

.85년 경희치대 졸
.현)부산 현대치과의원 원장

- 치의신보/릴레이수필, 2004.02.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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