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이미지

의료소식

병원, '덩치키우기 경쟁' 뜨겁다

2005년 의료시장 전면 개방을 앞두고 개인 의원의 체인화, 브랜드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치과와 피부과, 한의원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같은 움직임은 '네트워킹(networking)'을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과 홍보전략으로 개원가에 새로운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엔 내과와 소아과 등 이른바 '메이저(major)과'들도 하나둘씩 가세하고 있다.

현재 체인화·브랜드화가 활발한 분야는 비보험 진료과목이 많고 '표준화된 치료'가 가능한 분야. 치과와 피부과가 대표적이다. 현재 '예치과 그룹'에는 전국 24곳의 치과가, '모아치과 그룹'엔 31곳의 치과가 소속돼 있다. 한 치과에 2~4명의 의사가 근무하며, 간호사와 관리직원까지 합하면 총 직원수가 1000명에 육박하는 '거대 기업'인 셈이다. '이지함 피부과'(7곳), '차앤박 피부과'(7곳), '고운세상 피부과'(5곳) 등 피부과도 덩치 키우기 경쟁을 통해 체인화·브랜드화 바람을 선도하고 있다.

체인식 의원은 환자에게 명성을 얻은 모(母)의원이 자본을 직접 투자해 '지점'을 개설하는 형태와, 자본 투자없이 매출액의 일정액을 로열티로 받는 형태로 나뉜다. 그러나 결합 형태와 상관없이 모 의원은 '지점' 의원들을 통합 관리하는 별도의 회사를 설립, 진료를 표준화하고, 홍보와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차앤박피부과 박연호 원장은 "조만간 국내외 거대자본이 밀려들면 마치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가 구멍가게를 몰아낸 것과 같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의원의 체인화는 '자본침입'에 대비한 사전 포석"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내과 소아과 등 보험 진료가 대부분인 진료과 전문의들은 체인화·브랜드화를 '의료의 상업화'라고 비난해 왔다. 그러나 최근엔 이들도 변하고 있다. 최근 5곳의 내과가 모여 소화기 질환을 다루는 '속편한 내과'를 만들었으며, 'GF 소아과'는 현재 두 곳인 소속 의원을 연말까지 5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GF아이사랑 김우성 대표(소아과 전문의)는 "체인화는 시간과 자금, 아이디어 등을 함께 공유하므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전체 개원의사의 30~40%는 수년 내에 체인 의원에 속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치과그룹 박인출 원장은 "우리 병·의원이 외국 자본에 침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주식회사형 병원' 합법화와 병원 광고 자율화 등의 가시적인 조치를 하루속히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2002/10/17]

등록일2002.10.19

조회수46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