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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호루라기

(제1345번째 이야기)

키와 덩치가 커서
겨울에 코트를 입으면
조직폭력배로 오인 받아


예전부터 나는 키와 덩치가 커서 특히 겨울에 코트를 입고 다니면 조직폭력배로 오인을 많이 받았다. 더군다나 십여년전 부터는 젤을 이용하여 흔히 올백이라고 하는 머리를 트레이드 마크로 해서 더욱 오해를 많이 받을 때가 많다.
우리집은 지하철 역에서 걸어서 한 15분 정도 걸리는 오피스텔이다.
그런데 역주변에 상가나 주택이 없이 공장들만 있어서 조금은 어두컴컴 하기도 하거니와 저녁엔 인적도 거의 없는 편이다.

몇개월 전 일이다.
친구들과의 약속을 마치고 지하철 막차를 타고 집으로 가던중 옷 전체가 빨간색으로 도배를 한 여성이 지하철에 타는 것을 봤다.
그렇게 눈에 띄는 인상은 아니었지만 빨간구두에 빨간 핸드백에 빨간 코트까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목적지에 아무생각없이 도착하여 집으로 걸어가는데 아까 지하철에서 봤던 여성이 나보다 10여미터 정도 앞서 가고 있는 것이었다.
점점 인적은 없고 가로등만 있는 길로 해서 집으로 가자니 내가 생각해도 이건 오해 받기 딱 좋은 상황이라 좀더 빠른 걸음으로 앞질러 가려고 했다.
그러나 아무리 속력을 내도 10미터 정도에서 더이상 가까워 지지를 않는거다.
하는 수 없이 약간 빠른 뜀박질로 앞질러 가려는 순간 들리는 날카로운 호루라기 소리.
나는 호루라기 소리가 그렇게 크고 날카로운지 처음 알았다.

그 빨간색 옷을 입은 여성분이 쪼그리고 않아서 사력을 다해서 호루라기를 부는거다.
순간 너무나 당황한 나는 변명한마디 하지 못하고 집으로 달려갔다.
괜히 죄 지은 것도 없는데…. 이 상황이 너무나 억울했지만 그렇다고 다시 가서 이 상황을 이야기하면 더욱 더 놀랄까봐 하는 수 없이 집에 들어와서 자리에 누웠는데 배는 고프고 분하고 억울하여 잠이 오지 않았다.

다시 1층에 있는 편의점에 라면과 담배를 사러 갔는데 그 빨간색 옷 입은 여자분이 남자 친구로 보이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입에 침을 튀기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아무리 봐도 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요즈음엔 머리를 기르고 젤도 바르지 않고 다닌다.
더더욱 그 여자분은 내 취향도 아니다.

..추종경(하나제약 대리)

- 치의신보/릴레이수필, 2008.04.17 -

작성자치의신보

작성일200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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